[Vol.17] 9년차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브랜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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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윰은 '건강을 위한 올바른 생각' 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방법을 고민합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삶과 일상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들이 들려주는 저마다의 건강한 생각을 [인터뷰]에 담습니다.
우리가 전하는 이야기가 누군가에겐 공감을 넘어 작은 변화로 이어지길 바래봅니다.
‘책임감’이라는 무게감으로 자신을 채워가는 브랜딩 디렉터. 자신의 생각을 새로운 그림으로 정리하고 누군가를 설득하는 제안의 과정이 가장 재미있다는 9년차 디렉터 차선오 님의 일과 건강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차선오님 이야기
#브랜딩 디렉터의 브랜딩
현재 디자이너이자 브랜딩 디렉터로 9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점차 브랜딩과 관련된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브랜딩에 대한 정의가 다양한데, 9년간 디자이너 겸 디렉터로 일을 하며 느낀 브랜딩이라는 건 무언가를 잘 키워가는 과정 그 자체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성장하든 정답은 없지만 그 방향성이 운영자의 의도와 일치한다면 잘 커나가는 것일 거고 의도한 방향과 다르게 나아간다면 잘 되어있다고 보기 힘들겠죠. 어떤 색깔로 성장하는가에 정답은 없다고 봐요. 그 색깔이 의도한 것인가, 그게 중요하죠. 기획자가 의도한 색깔을 소비자가 동일하게 느낀다면 브랜딩의 과정을 잘 공감시킨 것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디렉터의 역량은 리서치 능력과 빠른 판단력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업무는 크고 작은 사건의 연속이잖아요. 이때 디렉터에겐 빠르고 정확한 판단력이 필요하고요. 또 상사나 클라이언트에게 작업물을 보일 때 시안에 대한 책임도 디렉터에게 있죠. 작업자가 좋은 결과물을 뽑을 수 있도록 서포트 해주는 게 디렉터의 역할이에요. 방향성을 고민할 때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확실한 예시를 보여주는 게 좋습니다. 같은 이미지를 보면서 대화하는 게 이해도도 훨씬 높고요. 그래서 어떤 프로젝트가 주어졌을 때 스터디와 리서치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작업자와 충분한 대화를 해요.
사실 이 과정에서 디자이너에게 강하게 디렉팅을 할 경우, 결국 모든 결과물에 디텍터의 색이 묻어 날 수 밖에 없다는 게 딜레마입니다. 주어진 시간 안에 다소 퀄리티가 나오는 작업물을 뽑아내야 하는 회사에서는 업무 효율상 좋은 방법일 수 있지만, 브랜딩을 함에 있어 가장 이상적인 그림은 결국 모든 작업자가 특정 직급이 아닌 프로듀서가 되는 거라 생각해요. 프로듀서의 개념으로 일의 전반을 이해하고, 각자의 의견을 나누며 크리에이티브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게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 아닐까 싶어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회사는 각자가 이렇게 성장하는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죠.
저는 1년차 때부터 상사가 제시하는 시안의 방향성과 제가 그리는 디자인의 그림이 다르면, 야근을 해서라도 두 개의 결과물을 만들고는 했어요. 온전히 내가 만들어 낸 시안이 컨펌되면서 디자인에 대한 자신감도 생기고, 이런 시도가 쌓이면서 회사에서도 제 디자인 역량을 인정해 주셨던 것 같아요. 진부한 말이지만, 결국 자신의 자리를 만드는 건 본인의 노력이니까요.
#9년차 브랜딩 디렉터의 고충
중간관리자. 중간 관리자는 뭘 해도 욕먹는 자리잖아요. 고충은 너무도 뻔한 포인트라 제 나름대로 양쪽 입장을 절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게 있어요.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어떤 일에 집중하고 있는지 서로에게 명확하게 알려주려고 해요. 매일 오후 직원들의 스케줄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최대한 디테일하게 인지한 후 다음날 오전에 상사에게 현재 진행 중인 일정을 전달하며 조율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실무를 진행해본 관리자들은 실질적인 업무 시간에 대한 이해의 감도가 다르기 때문에, 중간에서 잘 조율하면서 각자가 어떤 일을 진행하는지 서로 공유시키는 것만으로도 회사의 크고 작은 트러블을 방지하고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거든요.
그외로는 개인적으로 업무 권태기가 있겠네요. 4년 전쯤 퇴사를 고민한 적이 있어요. 조금 건방진 생각일 수도 있지만 이 회사에서 배울 수 있는 건 다 배웠다고 생각했어요. 새로운 비전이 없다면 퇴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무렵, 중국 비즈니스를 제안 받게 되었고요. 결과적으로 코로나의 이유로 계획 중이던 프로젝트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한국으로 들어오게 되었지만요.
그렇게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회사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원래 제 역할이었던 디자인 관련해 전반적으로 디렉팅을 해주는 직원들이 이미 있었고, 이전과 똑같은 방식의 일을 이제 할 수 없다고 느꼈거든요. 난 뭘 할 수 있지? 생각을 하다가 우리 브랜드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어요. 그 당시 제가 생각한 채널은 유튜브, 와디즈, 아마존이었고요. 잘 준비하면 우리가 운영 중인 브랜드를 소개할 수 있는 좋은 창구가 되어 줄 거라 생각하며 하나하나 도전해 가고 있습니다.
권태감은 익숙함과 무료함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안주하기보다는 현 위치에서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장기적으로 재미있게 일을 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 같아요.
#설득의 노하우
디자인과 브랜딩은 정답이 없는 일이에요. 정답이 없는 주관적인 일로 클라이언트를 설득하기 위해서 근거 자료가 필요하죠. 제안서 마지막 장에 담긴 제가 정해놓은 답에 모두가 동그라미를 쳐줄 수 있도록 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슬라이드를 짜 내려갑니다. 기획과 제안서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 이 과정이 업무 중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기도 해요. 제안서라는 건 제 생각을 약간의 글과 이미지로 제가 보여주고 싶은 형태에 맞게 풀어놓은 결과물이니까요.
그러기 위해서 저는 제안서에 많은 글 대신 핵심이 되는 키워드 정도만 적어요. 너무 많은 글을 담은 친절한 제안서는 발표자의 말이 전달되기 전에 페이퍼의 텍스트로 메시지가 우선 전달이 되고, 그럼 제가 원하는 템포에 임팩트를 줄 수 없어 결과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지는 제안서가 되어 버리더라고요. 설득의 절반은 자신감에서 온다고 생각해요. 발표를 할 때 최대한 상대의 눈을 바라보고 확신 있는 어조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상대의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성향에 따라 훈련이 필요한 일이기도 하지만, 내가 기획해 정리한 내용으로 누군가가 설득되는 과정을 즐기고, 여기서 오는 성취감을 맛보는 경험을 쌓다 보면 어느덧 본인만의 pt, 설득의 노하우가 생길 거예요.
# 지금의 차선오를 만든 건강한 습관
코로나 때문에 못 가는 날이 더 많긴 하지만 최근 PT를 받으며 규칙적인 운동을 하기 시작했어요. 꾸준함이 정말 멋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뭐든 지속하기 위해서는 체력과 건강이 뒷받침 되어야 가능한 일이잖아요. 저라는 사람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책임감인 것 같아요. 일 뿐만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맡은 바에 책임을 지고 누군가가 기댈 수 있는 울타리가 되어줘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어요. 일을 예로 들자면 제 위치는 팀원들이 편하게 도움을 청하고, 그들이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니 스스로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에 늘 저 자신을 몰아세우며 앞으로 나가려는 성향이 있어요. 이런 모습이 건강한 습관과는 거리가 멀어 보일 수 있지만, 전 이런 제가 좋아요. 나만의 울타리를 만들어 가고, 책임을 다하기 위해 하는 행동들이 조금은 고집스럽고 유연하지 못해 보일지 몰라도 이렇게 만들어진 제 모습이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며 지금의 저를 만든 근원인 것 같아요.
사실 이전까지는 건강이라는 단어를 크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제가 고집하는 모습의 일상을 이어가기 위해선 무엇보다 건강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있는 시기네요 : )
마무리
누구나 일을 하다 보면 자신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막연한 고민보다는 현재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하고 꾸준히 이어 간다는 게 어쩌면 나라는 사람을 브랜딩 하는 방법이 아닐까요?
일터에서도, 일상에서도 지치지 않기 위해선 나의 모습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나만의 방식이 필요합니다. 거창하지 않아도 내가 그리는 모습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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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MOVIE 아메리칸 갱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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