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윰은 '건강을 위한 올바른 생각'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방법을 고민합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삶과 일상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들이 들려주는 저마다의 건강한 생각을 [인터뷰]에 담습니다.
우리가 전하는 이야기가 누군가에겐 공감을 넘어 작은 변화로 이어지길 바라봅니다.
Editor : Jane Year : 2023
혜윰은 '건강을 위한 올바른 생각'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방법을 고민합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삶과 일상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들이 들려주는 저마다의 건강한 생각을 [인터뷰]에 담습니다.
우리가 전하는 이야기가 누군가에겐 공감을 넘어 작은 변화로 이어지길 바라봅니다.
Editor : Jane Year : 2023
혹시 20년 전쯤, [야생초편지] 라는 책 기억 나시나요? 야생초와 자연을 통해 우리네 인생을 이야기 하는 내용이었는데요. 저는 이 인터뷰를 준비하고 마무리하면서 내내 야생초편지를 읽는듯 했어요. 식물, 꽃, 돌 등 자연과 누군가의 삶을 날실과 씨실처럼 엮어 인생을 작품처럼 풀어내고 있었거든요.
이번 인터뷰는 귀촌, 귀농을 한번쯤 생각해본 분들께 추천드려요. 하단에 동네를 고르는 법, 정착 전후 고려할 점까지 담아두었습니다. 그럼 춘천의 타샤튜터 최인혜 님과 함께 서른여덟 번째 H인터뷰를 시작할게요.
춘천의 타샤튜더, 인혜 님 이야기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쭉 살던 사람이었어요. 원래 하던 일은 요리 아카데미 쪽이었고요. 일을 하면 물질적으로 얻는 게 많았지만 체질적으로 약해서 몸이 결국 망가지더라고요. 큰 수술을 몇 번 받고 하다보니 저절로 자연을 찾게 되었어요. 자연에 있으니 안 아팠거든요. 그러다 어느날 서울이 너무 싫어져서 혼자 떠났습니다. 사람 인생이 길게 잡아 100살이라고 치면 인생의 3분의 2는 가족하고 지내왔지만, 나머지 3분의 1은 오로지 저만을 위해서 살고 싶더라고요. 복잡한 서울을 떠나 처음 강원도에 머무르던 그때가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했던 것 같아요.
기존의 일이 요리 쪽이었다보니 자연 요리에 대해 관심이 많았어요. 원래 꽃과 식물을 좋아하기도 했고요. 미래농업교육원의 산약초 프로그램을 세 번 정도 들었습니다. 산촌생태마을 매니저라는 기간제 일도 여러 번 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식물, 약초, 작물에 대한 지식을 더 깊게 쌓게 되었어요. 그때 농업 관련 기간제 일을 하면서 농약이 얼마나 많이 사용되는지 두 눈으로 보고 나니까 건강하게 먹을 수 있도록 직접 길러야겠다 생각이 들더라고요. 수확이 적더라도 먹을 수 있는 만큼만 먹자는 마음이었죠. 더욱이 당시 우리 아들이 군대에서 많이 다쳤던 터라 더욱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이 큰 상태였어요. 어렴풋이 한의사로부터 민들레가 상처 치유에 도움을 준다고 들어서 매일 아침 한 자루씩 뜯어다가 아들에게 먹이곤 했죠. 마냥 그걸 먹여서 나은 건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 민들레 예찬론자가 됐네요.
그렇게 직접 기르고 거둔 자연의 것들로 계속 요리 연구를 하고 있어요. 귀촌하고 나서는 조미료를 일절 써본 적이 없어요. 일례로 민들레를 자주 활용하는데, 짠맛이 나기 때문에 음식에 넣으면 다른 간을 안 해도 싱거운 걸 못 느껴요.
표고버섯이랑 민들레를 같이 블렌딩해서 차를 만들기도 하고, 자생 무나 빨간 무는 차로 만들어 급체했을 때 천연소화제로 먹기도 해요. 병원 가기 힘든 시골에서는 가정상비약이지요. 제주도에 당유자와 진귤이라는 게 있는데, 둘을 조합해서 재워놓으면 겨울철 감기 걸렸을 때 약이 되기도 합니다. 생강, 당유자, 계피 등으로 정과를 만들기도 해요. 정과는 꽤 맵싸하죠? (*인터뷰 도중 먹어봤는데 진짜 맵싸했다. 텃밭에서 한움큼 뜯어 만든 민트모히또와 정과는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자연 먹거리를 만들어서 플리마켓에 팔아요. 인스타그램에 올렸더니 주변에서도 반응이 오더라고요. 많이 팔기도 하고 선물용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근래엔 꽃차 자격증도 땄어요. 공공기관과 일하려면 자격증도 필요하더라고요. 지금은 원예치료사가 되고 싶어서 더 공부하려고 해요. 꽃과 자연으로 인해서 치유될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별개로, 약초나 식물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눈대중으로 식용인지 아닌지 대강 식별이 되잖아요. 만약 시골 들어왔는데 식별이 어려워서 도움을 받고 싶다면 노인정으로 가보세요. 옛날에 산나물 하시던 경험이 풍부하다보니, 산에서 한아름 뜯어다가 노인정에 가지고 가면 어르신들이 반갑게 확인해주십니다.
요리를 주로 얘기했지만 사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핸드메이드를 하고 있어요. 새로운 일을 할 때 막 에너지가 생기거든요. 이번에 돌그림부터 뜨개, 자수, 목공까지 제가 만든 것들을 다 전시했어요. 집 마당에서요. 처음엔 사실 고민을 많이 했어요. 보통의 획일화 된 전시장에서 내 의도와 표현이 잘 드러날 수 있을까. 그래서 '그래, 그럼 그냥 시도나 해보자. 아무도 안 오면 나 혼자 놀면 되는 거지.' 이런 생각으로 용기내어 한 거예요. 아침에 매일 세팅하고 저녁 때 걷어들이고. 또 세팅하고 비 오면 안 내놓고. 그런데도 의외로 많이 와주셨어요.
혹시 '타샤 튜더' 라는 할머니를 아시나요? 튜울립 씨앗을 사기 위해 어린이 그림동화의 삽화를 그리신 분이에요. 사는 내내 책을 쓰시고 그림을 그렸는데, 어린이 동화 외에도 요리, 정원 등 주제별로 다루고 있어요. 미국 산골 자연 속에서 살면서 사계절 내내를 담기도 했고요. 따라 살아온 건 아니지만 제가 원하는 것들을 하다보니까 이 분을 이해하게 됐어요. 저도 참 여러가지를 하고 살고 있잖아요. 근데 그게 여러가지를 하는 게 아니거든요. 다 이어져 있어요. 음식을 해서 예쁜 그릇에 담기 위해 도자기를 굽고, 겨울에 꽃이 없으니까 꽃을 보기 위해 수를 놓고. 그런 식으로 계속 이어지는 거죠.
이 분의 책 대목 중 잊혀지지 않는 구절이 있어요. "일하지 않은 사람의 손은 악마의 놀이터와 같다." 시골 생활은 부지런히 얻으려고만 한다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어요. 저에겐 휴식하는 시간이 수 놓는 시간이거든요. 이 모든 걸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놀이라고 생각하지. 음식도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귀촌하면 집 멋지게 지어놓고 꽃 이쁘게 심어놓고 지인들 불러서 매일 고기 구워먹는 생각하실 텐데요. 절대 오산이에요! 확실한 마음가짐을 가지지 않으면 거의 90%가 실패합니다. 버틸 수 있을 것인가 없을 것인가를 나름대로 일 년 동안 경험을 해야 돼요.
1. 귀촌을 하실 때에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가라.
도시에서는 머리를 쓰지만 시골에서는 몸을 써야 합니다. 체력이 있을 때 시작하세요.
2. 텃밭은 5평 이내에서 시작하라.
경험을 쌓고 나서 조금씩 조금씩 능력에 따라서 늘려가시는 게 좋아요. 안 그럼 텃밭의 노예가 됩니다. 나중에 감당이 안 돼요. 사정사정하면서 제발 이거 먹어줘, 진짜 나눠주러 다니실 수 있어요. 조금씩. 욕심 부리지 말고. 처음에 심을 때는 요만하지만 이게 몇 개월 지나면 막 이~만해지니까요.
3. 동네분들과는 가깝고도 먼 당신으로.
시골 동네분들과 어울릴 땐 어느 정도 격을 두는 게 좋아요. 친해지겠다고 허물없이 사소한 이야기까지 다 트는 것보다 거리를 조금 두는 거죠. 도시 사람들과 시골 사람들간에 살아온 방식과 사고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너무 가깝게 하시면 헤어나오지도 못하고 싸움 나요. 그래서 귀농(귀촌)할 때는 친척이나 아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가면 거기서 60%는 따고 들어간다더라고요.
4. 살고 싶은 곳에서 우선 먼저 1년은 세를 살아라.
집은 동남향으로 지어야 겨울에 연료(비용)도 고려할 수 있어요. 직접 살아보고 경험해야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잖아요. 집을 짓기 전에 1년은 남의 집에 세를 살면서 방향을 보세요. 서향 집은 여름에 무지무지 더워요. 그래서 서쪽은 거의 벽으로 막거나 높은 활엽수를 심어주면 여름에는 그림자로 시원하고 겨울에 잎 떨어지고 나면 볕이 들어 따뜻하죠. 자연을 활용을 많이 해야 돼요.
과감하게 떨쳐버리는 것이요. 실수와 실패에 연연하지 않아요. 망했네! 가 아니라 아, 이렇게 알게 되었구나, 다음엔 안 그러면 되겠구나, 그런 마음가짐을 가져요. 되게끔 하거나 바꾸면 되니까요. 다 순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자연과 함께 천천히 살면 스트레스도 덜 받고 생각도 여유로워질 텐데, 그런 마음이죠. 조금 천천히 천천히 살아갈 필요도 있는데 현대는 너무 빠르게 빠르게만 강조하고 물질적인 것만 찾다 보니까 사람들의 성격들도 다들 변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여기에 오고 저를 만나는 사람들한테는 한 사람, 한 사람 자연에서 배운 여유와 삶의 자세를 몸에 스며들게 천천히 천천히 많이 알리고 싶고 가르쳐주고 싶고 그렇게 살고 싶어요.
5년, 10년 후요?
그냥 수 놓고 자연을 잘 활용할 줄 아는 멋진 할머니가 돼 있겠죠?
타샤튜더를 알고 계시나요? 맨발로 마당을 다니고 30만평 대지에서 자급자족하며 자연의 요리를 위해 그릇을 굽기도 하면서 자신만의 삶을 살아온 분이에요. 임종 전엔 이런 말을 하셨다고 하네요.
자신 있게 꿈을 향해 나아가고 상상해온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이라면, 일상 속에서 예상치 못한 성공을 만날 것이다.
당신의 온평생, 삶 전체로 말하고 있었죠.
여러분은 나다운 삶, 내가 원하는 살아감을 위해 어떤 생각과 노력을 하고 있나요?
꽃이 행복한지 아닌지는 바라보면 알 수 있어요. 좋아하지 않는 곳에 살고 있다면 다른 곳으로 떠나세요. 할 수 있을 때 행복을 찾으세요.
- 타샤튜더(Tasha Tudo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