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에 있어서 약물 사용의 이유는 다양하고 많겠지만 결국엔 하나다. 더 잘하기 위해서. 약을 써서라도 운동 지속량을 늘려 연습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한다거나, 본 경기에서 기존 기록보다 더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함이다. 운동수행능력 향상을 기대하는 것.
Eliud Kipchoge(*킵초게 인스타그램), Leicester city(*레스터시티 공홈), Jonas Vingegaard(*요나스 빙에가르 인스타그램)
세상에서 가장 빠른 마라토너이자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매번 자신의 세계 신기록을 깨는 엘리우드 킵초게. 세계 3대 사이클 경기 '투르 드 프랑스2022' 우승자 요나스 빙에가르, 더보기리그에서 132년만에 2016년 EPL 첫 우승컵을 거머쥔 레스터시티. 이들은 각각 달리기, 사이클, 축구와 같이 쉬지 않고 움직이며 경기 내내 고도의 지구력을 요하는 고강도 게임들을 해야 하는 프로선수들이다. 끊임없이 뛰고 에너지를 태우며 한계의 한계를 확장해 나가야만 한다. 이들은 프로 스포츠 선수들이라는 공통점도 있지만 평소 연습과 준비하는 과정속에 ‘비트즙(beetroot)’을 마신다는 공통점이 있다. 더 좋은 성적을 내고 더 나은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서.
운동수행능력은 비단 프로 선수들만 찾는 게 아니다. 헬스장, 피트니스센터, 체육관, 박스 등 일상에서 운동에 진심이 되어버린 사람들 역시 조금 더, 하나라도 더 넘기고 치기 위해 보충제, 에르고제닉 에이드를 찾는다.
다양한 보충제들. 크레아틴, 아르기닌, 식이 질산염 등
운동, 헬스 하면 바로 떠오르는 게 단백질일 것이다. 하지만 운동은 단백질로만 할 수 없다. 운동의 종류마다 필요한 에너지원이 조금씩 다를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목표는 한 군데에 있다. ‘퍼포먼스 향상’. 힘들어 죽겠고 한계가 이미 나를 잠식했을 때에도 한 발 더, 한 번 더, 조금 더 하게끔 만들어내는 힘. 그게 비트가 가진 힘이다.
그럼 비트는 어떻게 퍼포먼스를 끌어 올려줄 수 있을까?
우선 비트 안에는 질산염이라는 성분이 있다. 질산염이 입 안에서 타액과 만나 아질산염으로 분해된다. 아질산염은 소화과정에서 ‘산화질소(Nitric Oxide)’ 를 만들어내는데, 이 산화질소가 흡수되면 혈관을 확장시키고 체내 혈류량을 증가시켜 근육과 뇌에 필요한 산소가 빠르게 전달된다. 이건 근회복, 고강도 반복 근력운동에서 반복횟수 증가 등의 퍼포먼스 향상을 돕는다.
이러한 비트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연구는 셀 수 없이 많다. 2018 IOC 합의문, 2014 이탈리아올림픽위원회, 2012런던올림픽영양협회 컨퍼런스 등에서도 연구되고 언급되었다. 반증하듯 해외에서 운동 보충제를 검색하면 비트를 원료로 하는 보충제가 쏟아진다.
전통요리부터 비건, 다이어트 식단 등 다방면에서 활용되는 비트
질산염이 분해된 아질산염의 경우 2군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뜯어보면 사실 육류 가공에 있어서 식품첨가물(보존료)로 쓰이는 경우를 경고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질산염은 배추, 무에도 다량 들어있기 때문에 김치를 매일같이 먹는 우리 한국인들은 평소에도 아질산염을 섭취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 야채 속 비타민C와 같은 다양한 유산균, 항산화성분 등이 발암물질 생성을 억제하고, 육류가 아닌 채소로 섭취하는 질산염은 암과 직접 관련이 없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연구진은 김치 속 유산균이 아질산염 자체를 파괴한다는 연구 논문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