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 해운대의 작은 교토 모루과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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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뒤편. 이제는 활력이 넘치는 거리가 된 해리단길. 긴 시간 동네 주민들의 삶의 소리로 고요하던 그 길 위에 처음 문을 연 과자점 모루. 본질을 전하기 위해 내실을 다지고 반려견 '원두'와 함께 해변을 산책하기도 하면서 과자점과 스스로의 건강을 가꾸어 나가는 파티시에. 해리단길 한켠, 아늑한 다락을 닮은 과자점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해운대 옛 구역 뒤편의 해리단길에 위치한 모루과자점 이라는 곳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과자점과 베이커리는 어떻게 다른가요? 보통 생각하는 베이커리는 제과와 제빵을 모두 다루는 곳 이예요. 예를 들어 식빵 같은 빵 종류부터 파운드 케이크나 마들렌 같은 종류의 케이크까지 다 아우른다고 본다면 저희는 구움 과자 쪽, 그러니까 제과 파트 중에서도 파운드 케이크만 다루는 곳 이예요.
- 어떤 종류의 파운드 케이크를 판매 하시나요? 종류가 많지는 않고요, 저희가 신경 쓸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다섯 가지의 파운드 케이크를 기본적으로 만들고 있어요. 한가지는 월 시즌 메뉴로 그때그때 어울리는 재료를 찾아 매달 다르게 선보이고 있어요. 현재는 여기에 레몬케이크와 아몬드 쇼콜라까지 판매 중 이예요.
- 모루과자점에서 가장 인기있는 제품은 어떤 건가요? 캔디 모양으로 포장이 되어있는 레몬케이크는 젊은 분들이 많이 선호하시더라고요 ~ 그래서 레몬케이크가 가장 빨리 소진되는 편이예요. 이걸 제외하고는 대부분 취향에 따라 골라 주시는 것 같아요. 그렇다 보니 다양한 맛을 볼 수 있는 세트를 많이 구매 하세요.
- 그럼 대표님이 가장 좋아하는 제품은 어떤 거예요? 전 처음엔 보늬밤 맛을 좋아했다가 최근엔 후르츠가 첨가된 쿠다모노팜을 즐겨 먹고 있어요.
- 최근에 새로 선보인 시즌 메뉴가 있나요? 얼마전 까진 날씨가 많이 더웠던 편이라 조금 더 상큼하게 드실 수 있도록 애플 크럼블을 만들었어요.
- 가게 이름처럼 다락 모양의 인테리어가 아늑한 공간을 연출해 주는 것 같아요. 처음 인테리어의 영감은 어디서 얻으셨어요? 과자점 준비를 모루식당 대표님과 함께 시작했어요. 대표님께서 워낙에 인테리어쪽에 감각도 있으셔서 가게 분위기도 특유의 단아함 같은 디자인적 부분이 잘 묻어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요즘 일본과의 국가적 이슈가 쟁점인데, 혹시 모루과자점을 운영 하시면서 이런 이슈를 체험한 경우도 있으신가요? 부산 자체가 워낙 일본과 관련된 매장이 많기 때문에 이걸로 코멘트를 주시는 분들은 아직 까진 없었어요. 저희도 교토의 작은 매장 느낌으로 가게를 만들긴 했지만, 제품의 레시피처럼 중요한 부분은 저희가 직접 연구하고 만든 모루과자점만의 것이라 크게 관계는 없거든요.
- 모루과자점을 시작하신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모루과자점은 2016년 2월에 가 오픈을 했고, 3월에 정식 오픈을 했어요
- 과자점을 운영 하시면서 가장 힘든 점은 어떤 건가요? 저희가 공간이 협소 하다 보니 고객 입장에서 불편한 점이 많아요. 이런 공간을 귀엽다고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있지만 어떤 분께서는 좌식에 다리도 아프고, 신발도 벗어야 한다며 불편함을 토로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간혹 격한 표현을 하시거나, 안좋은 태도로 대해 주시는 분들을 보면 조금 마음이 힘들 때가 있어요. 그래도 함께하는 직원들이 있고, 함께 잘 마무리 해줘서 다행인 것 같아요.
- 직원이 많으세요? 많지는 않고요 저를 포함해서 3명이 함께하고 있어요.
- 파운드 케이크도 맛있고, 가게도 예뻐서 단골손님도 많을 것 같아요 공간이 여유롭지 않다 보니 고객님들도 오셔서 오래 머무르진 않으세요. 저희한테 미안한 마음이 있으신 건지, 오히려 포장을 하시는 고객이 꾸준한 편이예요. 매장에 직접 와 보시지 않고도 택배로 주문해 주시는 고객님들도 많으신데, 한번 드셔보시고 지속적으로 주문해 주시니 너무 감사해요.
- 온라인으로도 구매가 가능한가요? 사이트가 마련되 있는 건 아니라서 인스타그램 메시지나 매장으로 전화 주문을 많이 하세요. 요즘은 카카오톡으로 주문 하시는 고객님들도 많으시고요.
- 예쁜 보자기에 포장된 제품이 눈에 띄던데 명절이나 특정 기념일에 제작 주문도 받으시는 거예요? 명절에는 시즌에 맞게 구성을 새롭게 해요. 설 , 추석, 가정의 달에 맞춰 한정 수량만 준비를 해서 주문을 받고 발송을 해 드리고 있어요.
- 예전에 현대백화점에서 팝업 스토어 하시는걸 봤었어요~ 우연치 않게 기회가 닿아 현대백화점 무역점 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었어요.
- 서울이나 타 지역에서도 모루과자점을 만나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거네요? 자주는 아니더라도 스토어의 취지나, 참여하는 분들이 저희와 마인드가 맞다면 소화할 수 있는 일정에 한해 선 참여를 해봐도 괜찮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처음엔 마켓이나 백화점 팝업 스토어를 참여 한다는 게, 아무래도 인력에 한계가 있다 보니 조심스럽더라고요. 외부 행사도 모루과자점 홍보에 도움이 되겠지만, 우선은 저희 매장을 찾아 주시는 분들을 위해 여기를 더 단단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 거든요.
- 지금 이 위치에서 모루과자점을 시작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부산하면 해운대고 제가 해운대를 좋아해요.(웃음) 근데 아무래도 근본적으론 임대료 문제가 컸던 것 같아요. 이런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전포동 쪽에 많이 위치해 있어요. 이전에 모루식당도 거기에서 시작을 했었고요 ~ 물론 가게를 시작할 때 위치도 너무 중요하지만, 임대료나 월세 등으로 나가는 금액을 줄이고 더 좋은 재료를 쓰고 내실을 더 키우다 보면 언젠간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 처음 이곳에서 시작하실 때 주변 반응은 어땠어요? 처음엔 다들 신기해 하셨죠. 공사할 때도 계속 나와 보시고, 젊은 아가씨가 여기서 뭐 할꺼냐고 엄청 궁금해 하셨어요. 가게 오픈하고도 서서히 찾아 주시는 고객분들이 늘면서, 줄도 서고 하니까 어르신들이 신기하게 보시면서 뭐하는 곳이냐고 많이 물어 보셨어요.
- 2016년부터 시작 하셨으면, 해리단길이 형성된 초창기부터 계셨던 건가요? 저희가 생기고 1년 동안은 저희 밖에 없었어요, 그 뒤로 하나 둘씩 특색 있는 가게들이 생기면서 거리 자체가 많은 관심을 받게 된 것 같아요.
- 모루과자점이 빨리 자리잡을 수 있던 특별한 비결이 있으세요? 타이밍이 좋았던 거 같아요. 무엇보다 모루식당 대표님과 이렇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것도 너무 좋은 기회 였어요. 대표님이 안목이 높고, 인테리어 감각도 좋으셔서 저는 제품을 만드는데 집중 할 수 있었거든요. 모루식당에 대한 고객 분들의 신뢰도 덕분에 단기간에 많은 분들이 찾아 주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이런 거리가 형성 될 수 있는 지역을 선택하신 안목이 대단한 거 같아요 저희도 많이 신기해 해요. 저희가 뭘 한 건 아니고, 운도 좋았던 거 같아요. 새로 생기는 가게마다 다들 준비를 많이 해서 들어 오시고, 각 가게들이 이슈가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거리가 활성화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요즘 분들은 트렌드에 민감해서 하나만 이슈가 되면 금새 잊혀지곤 하는데, 다른 분들 덕분에 저희가 득을 많이 보는 것 같아요.
- 지역 특성상 여름이 가장 바쁜 시즌인가요? 아무래도 여기가 서면처럼 늘 사람이 많은 곳이 아니라 여름 시즌에 관광하는 분들도 많이 오시고 계세요. 처음 생겼을 땐 부산에 거주하는 분들이 많이 찾아 주셨는데 매거진에 노출 되면서 일부러 찾아와 주시는 타 지역 분들이 늘어가고 있어요.
- 평소 몸을 위해 챙기는 나만의 습관이나 노하우가 있나요? 체력적인 부분을 생각해서 필라테스나 요가는 꾸준히 하려고 하는 편 이예요. 습관(?) 이라고 말하긴 그렇지만 큰 반려견을 키우다 보니, 같이 산책을 다니면서 매일 자연스럽게 운동을 하게 되더라고요. 사실 먹는게 가장 중요한데 음식을 잘 만들어 먹는다는 건 굉장한 노력이 필요한 일이라(웃음) 먹는걸 잘 챙기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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