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서 입맛도 없고 힘도 없고 배탈만 나니까 매실 좀. > 약재산책 | 혜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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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서 입맛도 없고 힘도 없고 배탈만 나니까 매실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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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터운 카디건을 입고 3월 매화축제를 기다렸던 봄이 어느새 고점을 지나 여름으로 꺾였다. 한 해의 허리에 다다른 지점. 날이 풀려 잠이 오나 싶었던 봄이 가니 이젠 더워서 잠이 오는 시기에 들어섰다. 그리고 면역력이 안 좋은 나에겐 피부에 수포가 돋는 환절기 질환여름철 장염의 시작이기도 하다.

그런 여름, 배를 잡고 누워있던 기억 속에서 무슨 병만 났다 하면 매실액을 만병통치약처럼 들고 오던 엄마가 생각난다. 입술이 텄을 때에도 참기름을 바르라고 했던 엄마. 그때마다 나는 그랬지.

"아니, 엄마. 아픈데 무슨 매실이야."

찜질방 음료나 달큰한 담금주 정도로만 먹을 줄 알았다. 매실은.

여름에 생각보다 많이 먹는데 나만 안 먹고 있었나봐요, 매실.

요새 점심을 먹고 나면 늘 더부룩해서 밥을 남기거나 억지로 먹고 소화제를 먹는다. 그런데 소화제도 매일 먹다보니 걱정이 되는 것이다. 당장 불편해서 먹긴 하지만 이렇게 계속 약의 힘을 빌리게 되면 내 위는 점점 더 기능을 잃어가지 않을까 싶은 그런 걱정. 까스활명수를 마셔라, 사이다를 마셔라 주변에서 말했지만 까스활명수는 먹기 거북하고 사이다 같은 탄산은 실제로 소화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뉴스를 본 적 있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건강식을 찾게 된다. 아프고 나서야 먹는 약보다 아프지 않으려고 미리 먹는 영양제가 더 많아졌다. 건강이 최고라는 걸 몸소 느끼고 있기에 극약처방보다는 몸의 근본부터 평소에 튼튼하게 쌓아가려는 마음가짐이 생긴다. 그런 마음가짐이 천연 소화제를 검색하게 만들었다.

양배추, 무, 매실.

그 중 여름이 제철인 매실에 주목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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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롱호롱 열린 매실(청매). 털이 복슬복슬 있다.

 

매실은 언제 수확하느냐, 어떻게 가공하는냐에 따라 이름이 많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단단한 푸른 매실은 '청매', 거기서 좀 더 익으면 노랗고 달달한 '황매', 매실을 짚불 연기에 그슬려 검게 말린 '오매', 소금에 절여 햇빛에 반복해서 말리면 '백매', 증기에 쪄서 말린 '금매' 등 매실은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여기서 속이 더부룩하거나 소화 불량일 때 먹는 매실액, 청, 엑기스는 보통 청매가 많이 사용된다. 만약 매실 엑기스를 만들고자 한다면 보관에 주의해야 한다. 점점 가스가 차서 자칫 폭발할 수 있기 때문에 한 알 한 알 소중히 잘 다듬어 담가놓고 기대로 부푼 마음을 병째로 터트린 것도 모자라 부엌에 거대한 청소거리를 만들어놓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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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매와 황매 (출처 : MBN 천기누설)

 

소금에 절였기 때문에 하얀 백매는 짜고 그냥 먹는 것 보다는 약재로 많이 쓰인다. 백매는 노랗게 익은 황매로 만들어지며, 황매는 달달하고 노랗다. 금매는 담금주용으로 사용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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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매와 매실장아찌(우메보시)

청매처럼 덜 익은 매실을 훈연한 오매는 약재로 쓰인다. 궁중에서 왕이 여름철 별미로 마셨던 제호탕의 주재료다. 일본 만화영화에서 이따금 볼 수 있는 우메보시 역시 매실장아찌인데, 소금에 절여서 말리기에 백매와 비슷하다.

 

매실(청매, 황매, 금매, 오매, 백매).

- 갈증, 설사를 멈추게 하고 배탈, 위장염에 도움

- 사과산, 시트르산 등 유기산이 위장 기능을 활성화

- 항균효과가 있어 소화불량 및 식중독 예방에 도움

-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로 피부미용 및 노화방지에 좋음

- 빈혈, 생리불순, 골다공증 개선에 도움

- 피로회복(구연산) 및 항산화(폴리페놀)

- 청산가리 계열의 독성이 있으니 씨앗주의!

매실은 여름철 배앓이를 할 때 갈증, 설사에 효과적이고 항균효과가 있어 식중독 예방과 배탈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소화불량일 때 효과적인데, 매실이 가진 다양한 유기산들이 위장을 돕고 소화액을 나오게 한다.

뿐만 아니라, 매실의 구연산은 젖산(피로물질)을 분해하기 때문에 피로회복에 좋고, 체내흡수율이 낮은 칼슘은 매실의 구연산과 만나면 흡수율이 높아진다. 더불어, 몸을 녹슬게 하는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폴리페놀(항산화물질)이 있어 정상세포의 건강과 노화 방지를 돕는다.

다만, 씨앗에는 아미그달린이라는 청산가리 계열의 독성이 있으니 꼭 빼고 먹거나 가공해서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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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매실(청매)의 속. 씨앗에는 독성이 있다.

 

어릴 때 어른들과 식사자리에서 술병 속 큼직한 녹색 알맹이 한 알을 탐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열매를 빼려고 캡을 뽑으려던 게 아직도 눈에 선하다. 어른들이 그 알맹이엔 독이 있어서 먹으면 안 된다고 겁을 줬던 것도 기억난다. 독이 있는데 어떻게 술은 먹고 알맹이는 못 먹어요? 하고 당차게 물어봤던 것도. 우리 대부분에게 매실에 대한 기억의 시작은 설중매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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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 설중매와 그 당시 매실 관련 술

결혼식장이나 패밀리레스토랑 일부엔 매실주스가 꼭 있다. 배를 꺼트리기 위해 입가심으로 떠왔지만 너무 달아서 한 모금만 먹게 되는 매실주스. 사실 이 주스로 매실을 더 많이 알 것 같다. 초록매실. 아마 연령에 따라 조성모의 You & I 가 자동재생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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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매실 CF (2000)

 

가정 내 자잘하고 가벼운 증상에 일상 건강템으로 쓰이기 좋은 매실액. 이제 나에게 매실액은 가벼운 소독, 살균의 느낌이 드는 음료가 되었다. 배부를 때 소화를 돕는 천연 소화제로도!

그래도 엄마.

내가 숙취로 다 토해내고 앓아누웠을 때에

매실은 아니야….